나를 제외한...
by 스윗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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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줄 아는 아이들의 반란






21세기 소년, 소녀들.

2007년 가요계를 뒤 흔든 화두가 무엇이었을까? 한 기사에 따르면 1세대 아이돌, 2세대 아이돌을 거쳐 드디어 3세대 아이돌의 시대라는 소리가 있었다. 07년 가요계의 핫 키워드를 뽑으라면 단연 텔미가 뽑힐테고,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거짓말이 있을것이다. 사실 아이돌이란 존재 자체는 수 많은 소년 소녀들의 우상 자체로 우리 머리속에서 디자인하고 상상했던 바로 그 존재들을 말해왔다. 오랫동안 아이돌이란 명사는 사춘기 아이들의 온갖 판타지들의 집결체 그 자체였다. 무대위에는 노래나 춤이 아닌, 이미지만 난무하는 현실. 사람들은 곧 이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기 시작했고, 이런 인식 자체는 아이돌=싸구려 가수 라는 선입견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전적으로 아이돌을 음악적으로 폄하하는 사회적 편견에도 문제가 있지만 이런 편견을 낳도록 만든 대형 기획사의 기형적 마케팅이나 또 그들 자체만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인형처럼 자신의 이미지에 영원히 갖혀있고 싶어했던 그네들에게 이유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거짓말 하지 말고 내게 말해봐.


이 들은 결코 잘생기거나 예쁘지 않다. 사춘기 소년 소녀들 가슴속에 있는 왕자님 공주님과는 거리가 멀다. 그 전의 아이돌들이 말 그대로 이상형이었던 것에 반해 소년 소녀들은 이들의 모습에서 자신을 찾는다. 무대위의 그네들에과 자신을 동일시 여기는 것이다. 전적으로 위에 군림하는 이미지였던 선배 아이돌들이 압도적인 무대구성과 기-승-전-결이 완벽한 한 편의 스토리같은 노래를 선보였던 것에 반해 이들의 노래는 그저 즐기고 싶은, 듣고 싶은 부분들만 쏙쏙 뽑아낸 집결체나 다름없다. 텔미만 하더라도 단순한 클라이막스 부분만 반복된다. 클라이막스 부분으로 가기위해 존재했던 브릿지는 들어갈 여유도 없다. 그저 이 노래가 얼마나 신나고 좋은지 처음부터 즐기면 되는 것이다. 즐기기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텔레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형 인간들에겐 더없이 딱 맞는 노래가 아닐 수 없다.


보지만 말고, 함께 놀아!


마치 오페라나, 뮤지컬을 관람하듯(이 만큼의 퀄리티가 나온다는 말은 아니지만;) 수동적으로 무대를 받아들였던 선대 아이돌들의 팬들과는 달리, 21세기 소년 소녀들의 무대를 보고 있으면 어 저거 나도 할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고 따라 출 수 있는, 말 그대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재미와 흥미를 가진 소년 소녀들의 무대는 10대를 넘어 50대 까지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07년도 인터넷을 강타했던 ucc열풍과 맞물려 텔미나 거짓말의 인기는 더욱 높아져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음악프로, 이엔지를 넘나들던 선대 아이돌들의 엔터테이너적 기질을 이 아이들은 무대속에 고스란히 녹이고 있는 것이다. 이 21세기 소년, 소녀들은 무대 위의 자신의 무대 아래의 자신과 같다. 이미지를 마케팅했던 선대 아이돌들과 달리 이 소년 소녀들은 무대 자체를 마케팅 하고 있는 것이다. 나 처럼 해봐라 이렇게, 무대 위 원더걸스 스타일과 빅뱅 스타일. 길거리를 돌아다녀보라. 이미 우리나라는 이 발칙한 소년 소녀들의 달콤한 마케팅에 넘어간지 오래다.


닮은 듯 닮지 않은 소년, 소녀들 - 복고와 퓨쳐리즘 사이에서.

지난 연말, 방송3사 어디에서든 볼 수 있었던 빅뱅과 원더걸스는 누가 보면 한 그룹처럼 여길 만큼 계속해서 함께 활동을 했다. 3세대 아이돌이고, 즐기기 위한 무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놀랄 정도로 흡사하게 닮아 있는 것 같지만 텔미는 레트로 복고고 거짓말은 시부야케와 일레트로닉으로 대표되는 비교적 현대에 발현된 장르다. 박진영이라는 원조 '놀 줄아는 오빠'가 만든 원더걸스의 무대와는 달리 빅뱅의 무대는 자신들이 만든 무대다. 춤 동작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했던 선대 아이돌과는 달리 지드래곤이나 박진영이 원하는 것은 그저 재미, 하나뿐이다. 복고도, 퓨처리즘도 아무런 의미는 없다. 그저 무대 위에서 즐기기 위한 부수적 장식품일뿐. 신나면 됐잖아? 무슨 의미부여가 필요하겠는가.


한 바탕 즐기고 나면 남는건 없는 가벼움.

이미 반란은 혁명으로 바뀌었다. 성공한 반란은 혁명이란 미사여구가 붙는 법. 이제 아이돌이란 틀에서 벗어나 아예 한 음악 장르로 굳어진 이들의 혁명은 오래 갈 수 있을까. 애초부터 대중에게 신선함을 어필하고 나온 이 발칙한 소년, 소녀들이 단순히 재미를 위해 소비하는 음악을 계속 하며 대중의 입맛에 길들여 질 것인가, 아니면 또 다시 22세기 소년 소녀들로 거듭날 것인가는 그들 자신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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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피 | 2008/04/26 20:18 | take me slumberland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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