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제외한...
by 스윗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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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되다




오늘 드디어 세례를 받았다. 고2때 친구들이랑 동네 성당 신축 공사장을 지나다니면서 우스갯소리로 저기 이뿌다 이뿌니까 구경하러 다니자 이러던 게 엇그제 같은데. 사실 오늘 신앙고백 하면서도 부끄러웠는데, 고백하자면 난 여전히 무신론자다. 하느님, 예수님, 하물며 성모 마리아에 대해 별 감흥을 못 느끼는게 사실이다. 신을 믿는다기 보다는 종교를 가지기 위해 성당을 나갔다고 하면 미쳤다고 할까; 아무튼 앞에서 말했다시피 좀 불순한 이유로 성당에 나가게 된 나는 한참 인생이 고달프고 외로웠던 터라 마음의 안식을 위해서 성당에 나갔다. 그 때도 물론 사람들이 중얼중얼 외우는 주문같은; 성가나 현학적인 성경말씀을 들으러 간건 아니고 그냥 그 성당 특유의 정체되고 정갈한 분위기가 맘에 들었다고 해야하나... 그러던도중 가족들이; 우연찮게; 다들 성당에 나가더라.. 성당에 '나간것'은 내가 먼저였는데 세례를 받은 건 가족들 먼저였다. 우선 난 고3이었고, 아침마다 나갈 여유는 없었기때문에. 

수능이 끝나고, 교리 공부를 친구랑 꼬박꼬박 나갔다. (앞으로 다이어리에 자주 등장할 몇 안되는 솔메중 하나..) 원래 고2때는 셋이서 다녔는데 한 명은 아침마다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다며 그만 뒀고 k랑 나는 어째저째 아침잠을 참아가며 교리교실에 참여했다. 지금 생각하면 아직도 내가 기특해. 사실 일찍 일어나다 보니까 막상 가서는 졸기일수였지만.. 그래도 출첵한게 어디여..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다 선하다. 이건 정말 불변의 진리다. 내가 좀 싫어하는 기독교(오마갓 여기 또 기독교광빠들이 와서 내 이글루스를 초토화로 만들지 않겠지;;)를 믿는 사람들도(사실 내가 기독교를 싫어하는 이유중 하나는 타종교에 관대하지 못하고 공격적인 선교방식이 정, 말 맘에 안들기 때문이다;;) 다들 선하다.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누구에게나 감사할 줄 안다. 예수님의 힘인가. 결국 생각해보면 예수가 정말 하나님의 아들이었든, 그냥 세기의 종교지도자였든 위대한 사람인 것은 맞는 이야기 같다.

생전 처음 본 사람이 나의 대모가 되어주고, 또 축하한다며 선물과 꽃다발을 건네고. 종교가 아니라면 내가 또 어디서 이런 따뜻한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너무나도 삭막하고 텅빈 사회 속에 나는 아마도 울타리를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겁하고 치졸한 변명일 지 모르지만, 은연중에 나는 위로받기 위해 성당에 나갔을 수도 있지.

어쨌든, 나는 세례명을 받았고, 성수도 받았고, 성유도 발랐고... 어째저째 하느님의 자녀로 귀속되어 버렸다. 이왕 시작한 건데 잘 믿어보면 나도 하느님과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아직은 의심이 더 깊지만 말이다. 아, 내 앞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나를 굽어 살피시는 예수님의 아련한 눈동자가 날 죄스럽게 만드는구나.. 일단 온갖 나쁜짓들은 나열하라면 수도 없지만 동성간 간음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십계명을; 내가; 어기고; 있지; 않은가;;;;;;;;; 하느님 하지만 여자치고 호모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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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신앙고백이야. 나 어쩜 첫 고해때 저 사실 동인녀; 호모가 좋아여; 이러는 거 아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by 스윗피 | 2008/04/27 22:17 | take me slumberland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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